고이 CPO
이한림
Q1. 디자인 전공에서 왜 커리어 전환 후 고이에 합류했나요?
디자인이 재미 없어졌고, 비즈니스가 재밌어졌다.
간단해요. 디자인이 재미 없어졌고 비즈니스가 재밌어졌어요. 예전에는 디자이너가 멋있어 보였는데 이제는 창업가가 멋있어 보여요. 돌이켜보면 저는 이전부터 지금까지 늘 경험의 총체를 설계하고, 전달하는 것에 흥미를 느껴왔던 것 같아요. 그렇다면 나의 역할과 목표를 디자인에 한정할 필요가 없죠. 거기에 더해 야망이 있고 설득력 있는 창업가와 가까이에서 일할 수 있는 기회가 있다면 마다할 이유가 없죠..!
Q2. 나는 어떤 사람인가요?
맹물에서 설탕물로 진화 중..!
맹물에서 설탕물로 진화 중..! 저는 원래 게을렀어요. 뚜렷한 목표도 없었고, '좋은 게 좋은 거지'라며 하루하루를 열심히 숨 쉬는 데에만 집중하며 살았습니다. 대학을 남들보다 2년 늦게 들어온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인 것 같아요. 그런 나날들이 대체로 만족스러웠지만 어느 날 채워지지 않는 구멍이 있다는 것을 느꼈어요. 바로 성취감이었습니다. 그걸 깨닫고 나니까 점점 성취감에 목마른 사람이 되어가고 있더라고요. 그래서 예전의 나였다면 걷어찼을 기회들도 가능하면 잡아보고 경험해보려고 무던히도 노력 중이에요.
결론적으로 말하면 흐리멍텅한 맹물처럼 살다가 나라는 사람을 맛을 내보기 위해 지금은 조금씩 설탕도 넣고, 소금도 넣어보고, 식초도 가끔 넣는 중이에요. 근데 이왕이면 단 맛이 나는 설탕물이 좋지 않겠죠?
Q3. 3년 뒤 커리어 성장 목표
1. 제 목표를 숫자로 말하는 것은 흥미가 없어요. 처음부터 끝까지 성공한 경험을 논리적으로 오래오래 썰 풀 수 있는 사람이 되는 것이 목표예요.
2. 개인적 평판 또한 커리어에서 중요한 한 축을 담당한다고 생각해요. 회사가 망해 직장을 잃게 되더라도 '아 그 사람 참 괜찮은 사람이야.'라며 어딘가에 추천될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어요.
3. 3년 뒤에도 여전히 성장형 캐릭이고 싶어요. 회사가 성장할수록 안주하게 될 것 같은데, 지금부터 그런 상황을 매우 경계하고 있어요.
Q4. 어떤 문제에 도전할 때 흥미를 느끼는지, 좋아하는 프로젝트가 무엇인지?
그냥 고이가 하려는 프로젝트들을 다 좋아하는 듯 :)
해결했을 때 임팩트가 큰 문제일수록 흥미를 느껴요. 또 우리의 리소스가 부족해서 고객 여정을 완벽히 커버하지 못하는 부분이 생길 때 빨리 채우고 싶어 안달이 납니다.(근데 티는 안나요ㅎㅎ) 그 후에 우선순위에서 밀려난 작은 프로젝트들을 차곡차곡 쌓아서 그것들의 시너지를 발생시킬 생각을 하면 짜릿해져요. 써놓고 보니 그냥 고이가 하려는 프로젝트들을 다 좋아하는 듯 하네요 :)
Q5. 나의 최대 강점과 이를 활용한 성과
제 강점은 '유연함'이겠군요!
저는 motivation을 외부에서 찾지 않고 내부에서 찾는 사람이에요. 이 덕분에 동기부여가 한 번 되면 매우 오래 가요. 또 그렇기 때문에 무언가를 남에게 억지로 시켜 스트레스 주는 것을 굉장히 싫어해요. 그보다 스스로 답을 내릴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에 더 기쁨을 느낍니다. 그래서 말하는 것보다 듣는 것을 더 좋아하고, 들은 것을 토대로 서로에게 베스트 솔루션을 내놓거나, 합의하는 과정 자체를 소중히 해요. 제 강점은 그렇다면 '유연함'이겠군요!
그래서 저는 의견이 충돌할 때 자연스럽게 중재하는 포지션으로 이동합니다. 최근에도 나름의 중재를 한 경험이 있는데, 이건 TMI라서 넘어가죠!
Q6. 나의 최대 약점과 주변 사람들의 피드백
제 강점은 '유연함'이겠군요!
1. '무능해 보이진 않을까' 하는 강박이 있어요. 잘 모르는 것임에도 무식해 보일까 봐, 무능해 보일까 봐 말하지 않고 넘어가는 일이 많았어요. → 커리어 전환한지 얼마 되지 않았고, 나를 성장형 캐릭터라고 인식시키니 조금씩 마음도 편해졌어요. 오히려 모르는 것을 질문하면서 성장하는 것이 즐거워지고 있는 중!
2. 밤에 깨어 있으려 하고 아침에 잠들려고 하는 도무지 말을 듣지 않는 몸. 자주 찾아오는 불면증 때문에 생산성이 급락하는 날이 부지기수였어요. "지금 자면 대체 언제 일어나?", "지금 일어났으면 대체 언제 잔 거야?"라는 말을 적잖이 들었어요. → 최근 2개월 동안 꾸준히 아침 출근을 하면서 많이 해결되었음!
Q7. 최근 1년간 일하다가 가슴이 설레거나 뭉클했던 경험
프로덕트를 만든다는 일은 타인의 삶에 깊숙이 관여하고 영향을 준다는 일인 것 같아요.
최근에 다른 조직에서 1년 넘게 진행되었던 프로젝트를 마무리했어요. 서비스를 런칭하기 위한 마지막 배포 엔터 키를 대표인 내가 눌렀는데, 그때 팀원들의 흥분과 에너지가 너무 좋았어요. 그 긴 시간이 바로 이 순간을 위해 존재했구나 싶었습니다. 이후 유저들의 피드백은 응원과 쓴소리가 반반이었는데 솔직히 나를 더 후벼판 것은 쓴소리들이었어요. 하지만 무플보다 악플이 낫다고 그마저도 좋더라고요. 이 맛에 프로덕트를 만드는구나 싶었어요.
프로덕트를 만든다는 일은 타인의 삶에 깊숙이 관여하고 영향을 준다는 일인 것 같아요. 이런 막중한 책임감이 새삼 느껴져 내 라이프가 조금 더 흥미진진해졌고, 긍정적 영향을 미쳤을 때에 사람들에게 도움이 되는 일을 했다는 성취감이 이 일을 계속하게 만드는 것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