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이  CTO

김소현

유난히 내성적이었던..  (자기 생일입니다..)

Q1. '네카라쿠배'를 두고(합격은 아니지만), 왜 고이에 합류했는가?

누구와, 무엇을, 어떻게

개발을 시작한 이유와 맞닿아 있다. 만들고 싶은 것을 내 손으로 만들 수 있다는 점 때문에 개발을 시작했고, 그 점 때문에 계속해서 즐겁게 뚝딱뚝딱을... 이어나가고 있다. '만들고 싶은 것'이 여기서 중요한데, 그 마음을 이끌어 내는 것이 사람, 문제, 주도성 이 세 가지인 것 같다. 같이 만들어 나가는 사람이, 나아가서 문화가 나에게 맞고, 풀어나가고자 하는 문제에 내가 공감하고, 만들어 나가는 과정에서 내가 주도성을 갖는 조직에서 즐겁게 헌신하면서 개발을 해 나갈 수 있다는 확신이 있다. 네카라쿠배가 이 세 가지를 충족시키지 못한다는 것은 아니다. 들어가보면 세 가지가 완전히 들어맞을 수도 있다. 그러나 들어가기 전까지 알 수 없다. 그렇지만, 고이는 처음부터 내게 이 세 가지를 확실히 제시해 주었다.

2017년부터 봐온 슬옹님은 언제나 함께 일하고 싶은 사람이었다. 맡은 역할을 120% 해내고, 항상 유쾌함을 잃지 않으면서 주변까지 힘을 북돋워 주었다. 스스로 좋은 문화를 만들어 성과를 이끌어 내기도 하고, 또 안 좋은 문화 속에서 지독하게 고통받으며 갈려나갔던 경험도 있는 슬옹님이 좋은 문화를 위해 고민한 세월과 이를 만들어 나갈 슬옹님의 능력을 알기에 슬옹님이 이끌어 갈 조직이 기대됐다.

 그래서 사실 어떤 일을 하더라도(범죄만 아니면ㅎ) 함께 하겠다는 생각이 있었다. 하지만 진짜 아무거나 만들었다면... 금방 나가 떨어졌을 것이다. 그러나 슬옹님의 말씀을 들으면서 고이가 해결하고자 하는 문제에 깊이 공감했고, 이를 해결하는 데에 개발로서 기여하고 싶다는 생각이 강하게 들었다. 그리고 이제 시작하는 스타트업의 특성상 그렇게 기여할 수 있는 면이 정말 크다는 사실에.. 설렜다. 시키는 일만 무력하게 해치우는 개발이 아니라 실제로 고객에게 닿으면서 진짜 문제를 해결할 프로덕트를 주도적으로 만들어 나갈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에 더 기대를 갖고 고이에 합류하게 되었다.

Q2. 3년 뒤 커리어 성장 목표

짬에서 나온 바이브

개발의 청사진을 그리고, 기틀을 닦아 실행할 수 있는 개발자가 되고 싶다. 기틀을 닦고 실행하는 부분은 사실 그간의 경험과 레퍼런스를 통해서 지금도 어느 정도 해 나가는 부분이다. 그러나 기획적 측면, 안정성, 확장성을 고려한 청사진을 그리는 것은 그 이상의 차원이라 생각한다. 스택, 기능 하나하나에 매몰되지 않고 길을 제시하면서 능숙하게 그 길을 걸어나가는 사람이 되고 싶다.

Q3. 어떤 문제에 도전할 때 흥미를 느끼는지, 좋아하는 프로젝트가 무엇인지?

Lean Startup에 뼈를 묻을 운명

무언가를 조합하고 제대로 활용해서 그렇지 않을 때(단순반복 작업 등)보다 효율적으로 풀어내는 것에서 희열을 느낀다. 그리고 그 결과를 구체적인 실체를 통해 확인할 수 있을 때 지치지 않고 극한을 추구하게 되는 것 같다. 항상 구체적이고, 실제적이고, 단기적인 것에 끌리고 헌신한다.

사실상 모두 lean한 개발로 귀결되는 것 같다. 밑그림을 그리고, 실행하고, 그 결과물을 고객에게 내놓고 반응을 살피면서 또 이에 맞게 고쳐나가는 과정이 자체로 즐겁다. 모든 과정에서 효율적인 방법을 고민하고 실행하며, 질질 끌지 않고 즉각적으로 결과를 확인하는 프로젝트가 좋다.

Q4. 나의 최대 강점과 이를 활용한 성과

웃긴 일잘러

스스로 책임감을 잘 느끼는 편이다. 그래서 속한 조직 안에서 누가 시키지 않아도 부단히 노력한다. 책임감에서 비롯한 성실함으로 여태까지 몸담은 조직마다 항상 극한을 추구했고, 좋은 성과를 만들어 왔다. 이 책임감의 차원도 참 다양한데, 업무 측면에서도 책임감을 크게 느끼지만 조직의 좋은 분위기에도 책임감을 잘 느낀다. 그래서 어디서든 화기애애한 분위기를 만들고 결속력을 키울 수 있게 이른바 광대 역할을 잘 해왔다 ㅎㅎㅋㅎ.. 신기하게도 내가 거쳐온 조직은 내가 활동할 때 최고의 성과를 냈고, 기수 활동 기간이 끝나거나 조직 자체가 해체되었더라도 사람들과의 관계는 계속 유지되어 왔다. 슬옹님과 지금 함께 하게 된 것도 다 그 덕이다.

나를 제외한 모두가 아는 사이었던 팀에 들어가 전혀 모르던 스택을 가지고 프로덕트를 만들어 출시했던 멘토링 플랫폼 스타트업에서의 경험이 이 강점을 잘 보여주는 것 같다. 기꺼이 웃기는 역할을 도맡아 하며 처음 관계와 달리 막역한 사이가 되어 끝까지 즐겁게 일할 수 있었고, 밤낮없이 공부해 가면서 내 몫을 그 이상으로 해냈다.

Q5. 나의 최대 약점과 주변 사람들의 피드백

솔직히..

명확하게 소통하는 것에 부담을 느끼면서 '좋은 게 좋은 거지' 식으로 넘어가는 것이 나와 주변의 발목을 잡을 때가 있다. 나만 고생하면 된다는 생각에 무리가 될 것 같은 일도 문제를 명확히 짚지 않고 넘어갔다가 결국 팀 전체가 전체를 다시 기획해 나간다든지 하는 '아 진작 말할걸' 식의 사례가 가끔 있었다. 주변에서는 업무에서 왜 예의와 배려를 챙기냐는 말을 많이 해줬다. 그것이 배려가 아니라 오히려 더 큰 짐을 안길 뿐이라고.

그 때마다 스스로 반성도 많이 했고, 그래서 의식적으로 어떤 과정에서 이루어진 논의든, 어떤 분야에 대한 논의든 의견을 적극적으로 피력하고 다른 사람들도 그럴 수 있는 환경을 만들고자 노력한다. 해볼수록 느는 것 같은데, 소통왕 슬옹쓰가 있어서인지 고이에서는 날로 소통 스킬 자체 뿐만 아니라 마인드셋과 태도가 달라지는 것 같다.

Q6. 지난 1년 동안 가장 힘들었던 경험과 그것으로부터 배운 것

예스맨 탈출

ISFP 특.. 갈등 만드는 것을 싫어한다. 그래서 다른 사람과의 갈등으로 힘들었던 적은 살면서 거의 한 번도 없었다. 다만, 내가 자초한 힘든 일들이 많았다. 가장 선명하게 기억에 남아있는 것이 지난 2월, 설 연휴다.

멘토링 플랫폼 개발 막바지, 기획팀에서 2월 초순을 출시일로 제안했을 때, 다소 무리라고 생각했지만 그냥 내가 미친듯이 고생해서 맞추면 된다고 생각하면서, 또 그게 가능할 것이라 생각하면서 동의해버렸다. 매일 밤을 새고 사무실에서 살다시피 했지만 목표일을 넘겨버렸고 설 연휴가 다가왔다. 모두 연휴를 즐기러 떠났지만 스스로의 책임감에 사로잡혀 일주일 가량을 골방에서 한 발짝도 벗어나지 못했다.

매 순간이 외롭고 고통스러웠지만, 사실상 이 모든 상황을 초래한 건 나였다. 제대로 의사 표현을 하지 않은 것, 내 노동을 당연하게 생각한 것, 제대로 예상 시간을 산출해내지 못한 것이 문제였다고 생각한다. '좀 무리일 것 같다'는 생각을 하면서도 그냥 덮자는 생각으로 넘어갔고, 그 무리인 부분을 내 비상식적인 초과근무로 때워보고자 했고, 남은 일이 그 초과근무로 때워질 양이라고 오판한 것 모두가 합쳐져서 이 상황을 만든 것이다.

이후로 모호하고 소극적인 소통을 지양하고, 어떤 규모의 일이든 명확하게 input과 due를 정의해 이를 지표로 삼으면서 나아가고자 노력했다. 그 과정에서 나를 갈아넣는 것이 아니라, 나와 팀원 모두가 행복하고자 일을 한다는 사실을 되새기면서 워라밸을 찾아 가려는 노력도 함께 하고 있다.

Q7. 최근 1년간 일하다가 가슴이 설레거나 뭉클했던 경험

'서비스 만들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고객이 후배가 되다.

작년 12월, 대입 면접 시즌에 맞춰서 베타 버전의 멘토링 플랫폼을 출시했다. 완전히 바닥부터 하나씩 기획하고 개발해 왔던 서비스였기 때문에 출시 자체가 설레기도 했지만, 서비스를 찾아와 이용하는 유저들을 보면서 형언할 수 없는 감동을 느꼈다. 유저들이 간절한 마음으로 매칭을 신청하고 멘토링을 진행하는 모습을 보면서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없어도 그만'인 서비스가 아닌, '없으면 안 되는' 서비스를 만들어 간다는 생각에 더 의욕이 솟았다. 업무 시간을 따로 생각할 것도 없이 하루종일 유저 피드백에 촉각을 세우고 이를 반영하는 동시에 정식 서비스를 개발하는 데 시간을 보냈다. 얼마 후 몇몇 유저로부터 합격 소식이 들려왔고, 기획팀에서 유저 인터뷰를 진행하면서 '서비스 만들어 주셔서 감사합니다'라는 유저의 말을 전해주었을 때 진심으로 '개발하길 잘했다'라는 생각이 들면서 뭉클했다. 짧지만 정말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드는 문장이었다. 개발을 시작한 이후 항상 느끼는 바지만, 내 코드로서 누군가의 삶을 바꿀 수 있다는 사실이 나를 전율시켜 계속 나아가게 만드는 원동력이 되는 것 같다.